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Oscar Wil입니다. 디제이 활동명은 Groovetrotter이고  프랑스-스웨덴계 DJ예요. 아직 프로듀싱은 하지 않지만 5-6년째 믹싱 작업을 하고 있어요. ‘groovetrotter’는 ‘globetrotter’, 즉 여행을 많이하는 사람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어요. 음악을 통해서 여행을 하고 싶었거든요. 특히 DJ로서 사람들을 춤추게 하거나 새로운 종류의 음악, 리듬, 소리의 조합, 경험을 찾게끔 하는 건 제가 디제잉과 여행을 계속 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요즘 많이 하시는 생각이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음악 말고는 영화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5년 간 변하지 않은 관심사예요. 또 저는 천체물리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우주광이기도 해요. 가족들이 과학에 관심이 많거든요. 특히 우주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주변에 좋은 사진 작가가 많아서 그런지 최근에는 사진 찍는 것도 재밌고, 또 언어에도 관심이 많아서 요즘은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보낸 6개월 간 한국어를 거의 배우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서 돌아온 뒤로 한글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엉망이에요. 맞다, 여행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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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스로 희망적인 비관론자라고 생각해요. 더 나빠지는 상황일지라도 포기할 수는 없죠. 저는 비관론자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한 쪽이 좋고 나쁘다기보다는 양쪽 모두 무언가 부족한 것 같아요. 비관론자들은 가끔 상황을 변화시킬 새로운 아이디어와 동기가 부족한 것 같고 또 낙관론자들은 현실성이 부족한 느낌이랄까요? 물론 저는 비관적인 사고를 하고 싶지 않은 비관론자로서, 가능한 많은 비관론자들을 낙관론자로 바꾸고 싶어요. 그러고 나면 저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비관론자가 되겠죠. (웃음)






오스카님 삶에 있어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호기심이에요. 관심을 갖는다는 건 중요하잖아요. 관심이 많을수록 더 재미있으니까요. 비판적인 감각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중요한 일은 다시 곰곰히 생각해 봐요. 그때 저는 어떤 것도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껴요. 그것보다는 모든 건 가능한 한 아름답고도 복잡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음악과 디제잉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음악을 곧잘 들으셨거든요. 이게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취향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온전히 제 몫이라는 거? 그래서 저는 어떤 음악이든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10대 초반 즈음에는 제가 리듬에 민감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저를 보고 놀리기도 했어요. 그러다 디제잉을 시작하고 나서, 음악과 분위기로 다른 사람들의 감성과 열정을 깨울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저는 디제잉을 할 때 사람들의 반응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꽤 잘 추측하기도 해요.

어쨌든 제가 디제잉을 하기 시작한 건 어떤 뮤지션이나 부모님 혹은 다른 영향이 있어서는 아니에요. 그저 제가 하고 싶었거든요.

언제 디제잉을 시작했나요?
15살 때요. 저랑 같은 건물에 살던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쩌다 디제잉 컨트롤러를 갖게 되었어요. 그때 우리 둘 다 이 컨트롤러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시작하고 한 2년 동안은 파티에서 가끔 믹싱을 했어요. 이때 음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죠. 


6.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People&Track’을 진행하셨었는데 이건 왜 시작하게 되었나요?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언젠가 제가 친구 집에 있었는데 다들 마트에 가고 저만 남아 있었어요. 혼자라 지루해 하다 갑자기 누군가 나에게 사진을 보내주면 그걸 토대로 그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골라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횟수를 거듭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또 제 스토리에 태그된 많은 예술가들이 리포스트도 해주더라고요. 아, 스토리는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니까 이렇게 모인 음악은 재생목록으로 정리해두었어요. 사람들이 이 곡들을 다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이걸 계기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서 음악을 공유할 다른 방법을 찾는 중이에요. 다른 사람과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창의적인 플랫폼이요. 지금 당장 초안이 몇 개 있기는 한데, 우선 더 작업해보려고요.

각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음악은 어떻게 고르셨나요?

우선 그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가 제일 많이 듣는 음악을 떠올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때는 그 음악으로부터 시작했어요. 만약 제가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주 약간의 뒷조사? 그 사람의 배경은 알지만 음악 취향은 모를 때, 그의 성격에 근거해서 어떤 음악을 좋아할지 생각해요. 그가 좋아하길 바라면서요. 사실 이때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해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에게 싫다고 말할 사람이 없긴 했어요. 아마 취향에 맞지 않았더라도 저에게 말하진 않았을 거예요.


음악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에는 음악으로 돈을 잘 벌지 못 했어요. 그래서 제가 가진 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물론 아직도 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이지만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제 또래 친구들처럼 돈이나 사회 문제, 늘 받는 스팸 메일 같은 일상의 사소한 어려움도 떠오르네요. 




DJ도 예술가라고 생각하나요?

그건 여러분들이 무엇을 예술로 생각하느냐에 달려있겠죠. 물론 제가 생각하기에 디제잉은 가장 아름다운 형식의 예술이에요. 모두 신나서 달아오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악이 끊기면 안 돼요. 이때 DJ는 엄청난 창의력을 발휘해서 음악이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하잖아요.

어쨌든 DJ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DJ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아요. 예술가라고 해서 무언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저 개인적인 생각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본인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하나요?

그러고 싶고, 또 가끔은 그래요. 근데 가끔 제 왼쪽 어깨에 있는 작은 악마가 “주변을 봐, 넌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속삭이더라고요.

저는 예술가가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분위기와 기억을 창조하는 사람이고요. 그러니 어떻게 보면 제가 하는 일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내가 이 일을 충분히 해냈나?’ 생각해보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프로듀싱도 해보고 싶어요. 프로듀싱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줄 것 같거든요.

사실 기분에 따라 다를 것도 같아요. 행복한 날에는 스스로 예술가라고 말하겠지만, 유독 현실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거나 저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누군가가 저에게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죠. 
  



전공이 예술과 문화학이셨어요. 지금은 음악을 하고 계시고요. 그렇다면 미술과 음악을 비교했을 때 사람들의 흥미와 인정의 측면에서 어떤 점이 다른 것 같나요? 

아마 미술보다는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접근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음악은 휴대전화나 노트북만 있으면 스트리밍이 가능하니까 미술보다 더 접근하기 쉽죠. 미술은 일단 전시를 보기 위해 어딘가 가야하고, 또 즐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잖아요.

또 음악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즐기는 거잖아요. 어떤 음악을 들을 때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는 것처럼요. 그런데 미술은 그것보다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피카소 작품을 좋아하는 게 하우스 비트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본능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는 많은 사람들이 더 쉬운 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이 더 의미있는가를 따지기보다는 더 많이 연구하고, 사람들이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오스카님은 어디로 흘러가는 중이신가요?

자유롭게? 속도는 매번 다르지만 어쨌든 아래로 내려가고 있어요. 바위에 부딪혀서 가끔 쪼개지기도 하지만,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거든요.

그곳에는 최종 목적지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목적지는 없지만 언젠가 제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제 영향력이 여전히 이어지기를 바라요. 다른 사람의 삶을 바꿔놓을 정도로요.

흘러흘러 도달하고 싶은 바다가 있다면, 그 바다는 어떤 풍경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바다를 흐르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어떨까요? 

제가 바다가 된다면 다들 놀러와서 멋진 파티와 해변가의 자유로움을 즐기면 좋겠어요. 주변에 레스토랑도 많이 있을 테고, 아주 역동적인 바다일 거예요.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의 사람들이 모여서 행복하게 이야기 나누는 거 좋잖아요.


    
        @oscar.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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